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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현상] 지정가 매입 오퍼레이션 (일본 금리) 본문
예전에 금리에 대해 알아보면서, 일본의 기준 금리가 낮은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고 정리했던 적이 있다.
[기준 금리]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일본 금리가 낮은 이유)
이전에 썼던 기준 금리 관련 글에서, 여러 국가들의 기준금리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었다. 그중에서 내 눈에 띄던 것이 일본의 마이너스 기준 금리였다. [경제금융용어 700선] 기준금리 (기준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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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썼던 시점으로부터 지금까지 반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관련하여 역사적인 이벤트가 있었다. 바로 일본의 기준금리 상승이다.
2016년부터 시작된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는 24년 3월부로 종료되었다. 그러나 미국의 5.5% 기준 금리에 비하면 여전히 턱없이 낮은 수준이며, 엔저현상은 여전하다.
엔저 현상과 관련된 공부를 하면서 일본이 시장 금리를 조절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에 대해 정리하고 낮은 금리를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 분석하여 투자를 위한 인사이트를 얻고자 한다.
일본은 미국이 금리를 계속 올려도 금리를 따라 올리지 않고 '지정가 매입 오퍼레이션'을 썼다. 지정가 매입 오퍼레이션은 일본은행 (BOJ, Bank of Japan)이 무제한으로 국채를 지정가에 매입해서 강제적으로 금리를 누르는 정책을 말한다. 주식으로 치면 A 주식을 1만 원 이하의 가격에서는 계속 매수하여 가격을 1만 원 이상으로 유지하는 방식이다.
과거 일본이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해 했던 아베노믹스의 '세 개의 화살' 중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이 양적완화 정책이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이 국채와 민간 채권을 닥치는대로 매입을 하게 되었다. 국채는 공개시장에서 매각하고 남은 유찰분을 중앙은행이 가져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아베노믹스 시행 후 일본 국채는 일본 은행이 우선 인수한 뒤 필요하면 민간에게 판매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서, 일본이 발행한 전체 국채의 절반 정도가 일본 은행에 쌓인 상태다.
그런 상황 속에서 일본은 금리를 0에 가깝게 유지하고 있고, 코로나 이후의 미국은 금리를 빠른 속도로 인상하여 현재 5.5%의 금리를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같은 국채를 매입한다고 하면, 일본 국채보다 미국 국채를 사는 것이 당연히 유리하다. 이는 다른 금융 상품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로 인해 일본 내의 자금은 미국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미국으로 자금이 나가기 위해서는 엔화를 달러로 바꿔야 하고, 이로 인해 엔화의 가치가 하락하게 된다.
일본이 지정가 매입 오퍼레이션을 하지 않았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일본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와 글로벌 경제 상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 일본 경제의 구조적 문제
- 초저금리 정책의 한계: 일본은행은 1990년대 후반부터 '제로금리' 정책을 시행해 왔다. 이 정책은 경제 침체를 극복하는 데 일정 부분 효과가 있었지만, 장기적으로는 물가 하락과 금융 시스템 불안정성을 초래했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은 수익률을 추구하기 위해 위험 자산으로 투자를 확대했고, 이는 자산 가격 거품을 야기했다.
- 재정적자 누적: 일본은 세계 최대 규모의 재정적자를 보유하고 있다. 2023년 일본의 재정적자는 GDP 대비 12.4%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과도한 재정 지출은 국채 발행 증가로 이어져 금리 상승 압력을 가중시킨다.
- 인구 감소: 출산율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노동력 감소와 소비 위축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경제 성장 잠재력을 저하시키고, 금리 인하 정책의 효과를 감소시킨다.
-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
- 미 연준의 금리 인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미 금리 인상은 글로벌 금리 상승 압력을 야기하고, 일본의 저금리 정책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 국제 금리 차이 확대: 앞서 언급했듯이 미-일 금리 차이가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기 위해 자금을 미국으로 이동시키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엔화 약세를 심화시키고, 수입 물가 상승을 가속화한다. 일본은행은 엔화 약세를 방지하기 위해 외환 시장 개입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 지정가 매입 오퍼레이션의 효과와 우려
- 금리 안정화: 지정가 매입 오퍼레이션은 장기 금리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매입은 금융 시장의 기능을 왜곡하고, 인공적인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위험이 있다.
- 부동산 시장 영향: 저금리 정책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지정가 매입 오퍼레이션은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지만, 부동산 가격 거품을 유지하고, 건전한 주택 시장 형성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 재정 부담 증가: 지정가 매입으로 인해 일본 정부의 재정 부담을 증가시키고, 장기적으로 재정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정가 매입 오퍼레이션을 통해 금리 안정화를 시도하고는 있으나,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한 방법은 아니고 이는 엔저가 꽤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이유이다. 최근에 기준 금리를 올리긴 했지만 일본은 최근까지도 국채 금리를 누르기 위해 지정가 매입을 계속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무차별적인 국채 발행으로 인해 일본의 금리는 1200조 엔을 넘어섰으며, 금리가 갑자기 오르면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금리를 급하게 올리기도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금리를 소폭 상승시켰으나 지정가 매입으로 인해 급격하게 변화하지도 않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본이 기대할 수 있는 미래가 있으며, 미국의 금리 조절 상황과 맞물려 엔화의 움직임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다음 글에서는 이런 사례에 대해서 정리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글을 써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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